왕년에 이회창 옹의 망언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약간 변형하자면 요즘은 아무말이나 써제껴도 기자질 하나? 소리가 나온달까 그렇습니다. 일단 당연한 이야기를 제목에 써놓은거 부터가 도데체 포인트가 뭔지 모를 수준인데, ChatGPT 한테 써달라고 해도 제목은 저거보다 잘 뽑을 거 같단 느낌적 느낌이랄까 그렇습니다.
기사의 핵심은 역당 직원수에서 서울교통공사가 아주 많다, 역당 영업비용도 많다 그러니 방만경영™이다 라고 말을 하고 싶은 거 같습니다. 그러니 어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명백한 운명이다 이런 소리를 깔고 싶은거라 보입니다. 뭐... 어느정도는 서울교통공사가 좀 인원과잉이거나 비효율적인 구석이 있을거라 생각은 됩니다. 직원 숫자가 저렇게 많은데 왜 역에는 사람이 안보이냐 라는 소리를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 할 수는 있을거고 말입니다. 하지만, 정책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기자질을 하겠다고 펜대를 휘둘러대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면 많이 좀 후지다 할 것입니다.
일단 서울교통공사 노선은 오래된 노선이 많고, 그래서 일단 이용객이 많습니다. 그만큼 구식 설비다 보니 유지보수에도 사람이 많이 들어가고, 역 건축에서도 이래저래 손가는 곳이 많은데다, 하다못해 역의 동선도 효율적이지 않아서 근래 역 처럼 적은 인원으로 커버하기 힘든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1~4호선의 경우는 도시철도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차장과 기관사가 타는 2인승무 체제로 굴러가고 있으니, 안그래도 열차횟수가 많은 상황에서 인원 투입도 더 들어가는 구조기도 합니다. 당연히 역 숫자로 단순 산술계산 하면 인원수가 많게 나오는게 정상이라 할겁니다.
이걸 보면 서울교통공사의 숫자는 좀 미묘합니다. 엄청 효율이 좋다기는 순위적으로는 좀 아닌 중간 정도의 숫자가 나오기는 하니 말입니다. 여기에서 사실 통계의 함정이 숨어있다 할겁니다. 실은 서울교통공사의 경우는 역이나 차량정비, 유지보수의 직영율이 높다는 점이 있습니다. 아래쪽 민자사업자들의 숫자 데이터들을 보면 어마무시하게 높은 숫자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통계에 잡히는게 BTO를 위한 페이퍼컴퍼니의 사무인력만 통계에 잡힌 그런 케이스입니다. 그나마 신분당선이나 공항철도가 위탁운영율이 높고 굉장히 생산성이 높게 잡히기는 하는데, 이경우엔 재위탁 내지 외주로 돌아간 부문들이 어느정도 섞여있기 때문에 실제 업무구성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서울교통공사는 위탁운영을 하는게 거의 없다시피 한, 어찌보면 좀 보수적인 경영을 해왔던 회사에 가깝고 그렇기 때문에 저 숫자로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생산성은 유지되고 있는 축으로 보는게 맞을겁니다. 물론 방만경영™을 까야 하는 입장에선 그런 사정따위는 절대 안보고 검토도 안할거긴 합니다마는. 그렇게 노오오오력으로 효율화한 결과가 월 실수령 200만원짜리 일자리로 도배하는 것에 문제의식이 없다는 건... 아마 인구감소의 시대에 인원충원 문제로 시설 노후화와 함께 쓸려나가는 회사를 만들라는 주장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겁니다. 먼저 산업이 박살나고 있는 조선업종에서 초과근로를 팍팍 때려박아도 월수 200만원 찍어버리는 용접공들이 더 돈 잘주는 건설현장으로 죄 떠나버려서 일할 사람이 없다고 맨날 징징거리는데, 아마 저대로 가면 도시철도 업계도 비슷한 결말을 맞이할겁니다. 시내에 있으니까 그나마 모집은 되겠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의 여집합적 존재들로 채워져서 서비스 품질이건 기술 품질이건 박살이 나는 그런 시대가 오게 될거랄까.
노사간에 경영문제에 대한 대립은 피할 수 없고, 한쪽 말만 듣고 일을 할 수는 없기는 합니다. 원래 노사협상이라는 틀 자체가 정답이 없는 안건에서 협상과 조정을 통해 적정한 대안을 계속 찾아가라고 만든거니, 그 과정이 조용평탄하게만 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다만, 거기에 대고 저런 앞뒤없는 소리를 던져대는 건 좀 지양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